아름다운 미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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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냄새 짙게 배어나는 ‘미조의 새벽’

 

 

 

국도 19호선의 시작이자 종점인 그곳에 가면 ‘사람냄새 짙게 배어나는 남해’를 만나게 된다.

아침이 아름답게 밝아오는 남해 제일 항구 미조항이 그것이다.

물미해안도로를 따라 넓고 푸른 남해바다를 곁에 두고 달리다보면 어느새 남해의 주산인 망운산(해발 786m)과 이름은 같지만 덩치는 작은 ‘아기망운산(해발 286m)’ 자락 아래 자리 잡은 미조 북항에 들어선다.

북항을 지나 남해군수협이 위치한 항구로 잠시 차를 더 몰면 이내 미조 남항이 나타난다.

 

 

미조는 사람이 사는 조도, 호도와 열일곱 개의 크고 작은 섬을 거느린 아름다운 해안선을 가진 마을이다.

특히 이 곳은 북항과 남항이라는 두 개의 항구를 가지고 있는데다 남해군수협이 소재한 지역이기에 남해 제일의 어업전진기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 길을 떠나 미조를 찾은 여행객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남해의 풍경이 여기에 있다.

아름다운 북항과 남항의 풍경도 풍경이지만 사람냄새 짙게 묻어나는 역동적인 ‘미조의 새벽’이 그것이다.

선잠을 깨워 새벽(5∼6시)같이 남해군수협 위판장으로 발길을 돌리면 갓 잡은 싱싱한 고기와 수산물, 그 주위로 날아드는 갈매기, 밤새 어부와 함께 바다와 싸우며 고기를 찾아 나섰던 지친 어선들, 새벽장을 보려온 사람들….

 

 

전날 만선의 꿈을 싣고 떠났던 배들이 하나하나 항구로 돌아오면 위판장 곳곳에 바다의 생명들로 넘쳐난다.

이 쯤 새벽을 깨우는 ‘알아들을 수 없는 경매사의 추렴’ 이 시작된다.

미리 눈독들인 싱싱한 수산물 주위로 몰려든 사람들의 눈빛에선 긴장감을 넘어 비장함까지 느껴진다.

새벽같이 활기찬 삶의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팔딱팔딱 뒤는 생선의 움직임과 경매사의 추렴, 그리고 위판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저마다 사는 이야기 소리로 넘쳐나는 경매 풍경은 날이 밝을 때까지 이어진다.

늘어선 선창가 한 켠에는 ‘손맛’을 보기 위해 부지런히 낚시대를 내던지는 강태공들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사람냄새가 물씬 배어있는 역동적인 ‘미조의 새벽’이다.

 

 

각박한 도시생활에 찌든 지친 여행자에게 ‘미조의 새벽’은 주어진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거친 바다를 터전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바다사람들의 지혜를 내어 놓는다.

부지런히 새벽을 깨우며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을 무언의 언어로 가르친다.

지치고 힘들 때면 미조의 새벽을 찾아 스스로를 다잡아 보는 것도 알찬 남해여행이 될 것 같다.​

남해군수협 활어 위판장에 선보이는 바다의 생명들은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밤새 갓 잡아들인 싱싱한 수산물들이기에 경매에 참여해도 손해 볼 일은 없을 듯하다.

 

 

가을 겨울에는 주로 멸치와 갈치, 전어, 물메기 등이 주된 위판장을 메운다. 4월이면 멸치잡이배들의 생동감이 이 곳을 가득 채우리라.

거친 바다를 향했던 배들이 다시 돌아오면 어부들은 그물 가득 걸린 은빛 멸치들을 털어내느라 바쁜 장면이 눈에 선하다.

 

 

멸치를 터는 배 옆에는 공짜로 배를 채우려는 ‘얌체’ 갈매기들의 날갯짓도 분주할 것이다.

멸치 털다 멀리 떨어져 나온 멸치는 줍는 사람이 임자이기에 갈매기들과 싸움하는 바닷가 시골마을 할머니들의 손길도 분주할 것이다.

사람사는 냄새가 진하게 배어 있는 역동적인 삶의 현장 ‘미조의 새벽’을 가슴에 담았다면 미조항에서 팔랑마을과 설리마을거쳐 송정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한적한 드라이브코스로 차를 몰아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미조 일출

이 길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중간 중간 차를 멈추고 해안 풍경을 감상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어디나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남해는 속도와는 거리를 두어야 한다.

남해 특유의 아름다운 풍광과 남해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보고 느끼고 싶다면 더더욱 느림의 미학이 적용되어야 하는 곳이다.

미조항 인근에는 최영 장군의 넋을 기린 ‘무민사’, 해풍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조성된 ‘남해미조리 상록수림’(천연기념물 제29호) 등이 있다.

 

남해의 나폴리 미조항 남항(맨 위 왼쪽)과 북항(그 옆 사진)의 모습. 같은 듯 다른
느낌을 안겨주는 두 항구의 모습.
​미조항에서 남면 가천다랭이마을로 향하다보면 마주치는 상주은모래비치(하단 왼쪽)

/남해여행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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