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문화] 남해군내 매사냥 풍습

1125

 

남해군 설천면 매사냥 풍습

 

매사냥은 참매 등 맹금류를 이용하여 꿩 토끼 등을 사냥하는 수렵 기술의 하나다. 2010년 11월 16일 유네스코에 인류무형유산으로 등록되었고, 국내에서는 그 전부터 대전광역시(제8호)와 전라북도(제20호)가 지방무형문화재로 각기 지정해두고 있다.

매사냥은 중앙아시아 지방에서 숙신족을 거쳐 한반도로 유입되었다. 역대 왕실의 외교와 통치, 사대부의 여흥, 장수들의 군사훈련 수단, 서민들의 영양 보충 수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적으로 전 계층 전 지방에 두루 성행한 중요한 생활 문화의 하나였다.

그러나 한국 현대사회는 분단과 전쟁, 산업화, 총기 보급, 가족구조의 변화 등을 겪으면서 매사냥 문화는 급격히 소멸되어 갔다.

남해군내에는 설천, 고현, 이동, 삼동면 지역에서 이 풍속이 성행했다.
과거 겨울이면 나무하고 새끼 꼬고 가마니를 짜는 것이 소일거리의 전부였다.

지금 남해 특산물로 널리 알려진 시금치나 마늘도 예전에는 농사라 할 정도가 아니었다.
굴 양식도 대나 소나무 기둥을 개(바닷가)에 박거나 나중에는 돌을 줄지어 넣어서 종패를 붙이고 키웠다. 그러니 수확이 많지도 않아 매사냥 할 시간이 있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가을걷이를 하자마자 바로 그 이튿날 시금치, 마늘을 심어 돌본다. 심지어 마늘을 심으려고 벼를 앞당겨 수확할 정도로 바빠졌다.

굴도 대량으로 양식해 겨우내 굴 까는 작업에 온 주민이 동원되고 이를 실어내는 트럭이 줄을 지어 남해대교를 숨 가쁘게 넘어간다. 그래서 매사냥을 할 만한 시간이 없다.

그럴수록 매사냥은 민중의 옛 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역사 사회 문화적 가치를 지닌다. 남해문화원이 간행한 자암집에는 매사냥에 대한 한시 작품이 있다.

<사진/남해유배문학관에 보관된 자암집>

 

與李府尹忠傑放鷹

平郊如掌火新燒 群犬爭能獵馬驕

野雉驚狂飛麥隴 鞲鷹顚倒掣花絛

翻身傍逐煙林遠 側眼輕迢雪嶺高

勁翮橫加刀劈錦 老券又掣血和毛

看來興逸雲霄外 懦氣還敎十分豪

 

사냥 간 곳 불에 탄 좁은 들인데 개들은 재주자랑 사냥말은 뽐내도다.
들꿩이 놀라서 보리밭에 날고 사냥매는 엎뒤치며 이끌도다.
몸을 뒤쳐 곁으로 먼 숲에 쫓아가고 눈 기울여 아득히 설령에 높이 나네.
굳센 날갠 꿩을 가로차고 억센 발톱 피와 털을 버무렸도다.
구름 밖을 보니 흥겨울시고 약한 자에 호방함을 가르치도다.

 

사냥매가 꿩을 쫓아 솟구치는 모습을 ‘안개 숲은 멀어지고, 눈 내린 봉우리가 높다’고 하여 드높이 활개 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이 시 중에 ‘눈 내린 봉우리’가 배경으로 나오는데, 남해는 여타지방보다 기온이 높아 겨울을 몇 해씩 지내고도 눈 구경을 못한다.

그러나 설천면만은 한 해 한 번 정도 꼭 하얀 눈을 볼 수 있어서 이름값을 한다.

눈 내린 산야에서 매사냥을 구경하려면 남해에서는 필시 설천에서만 가능하다.

남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기억하는 문인으로는 서포 김만중과 함께 ‘화전별곡(花田別曲)’의 자암 김구를 꼽는다. 노량 충렬사 앞에 자암의 비가 있다.

자암이 전라감사(부윤) 이충걸과 같이 매사냥을 하고 이 경험을 소재로 쓴 시인데, 부윤 이충걸은 성종 17년(1486)에 문과에 급제하여 나중에는 종2품에 이르렀다. 이충걸은 현재의 행정지목으로 보면 남해군 이동면 출신이다.

매사냥은 그 본질이 육지 문화이다.
그런 이유로 내륙에서는 들을 수 없고 오직 섬에서만 들을 수 있는 경험담이 몇 개 있는데 아래는 그중 하나이다.

 

<꿩을 몰이 하면 대개 기슭에서 봉우리 방향으로 쫓아 올린다. 그러면 내리꽂는 매가 꿩을 잡기에 좋다. 그러니 바다 가까운 산에서 꿩이 달아날 곳은 ‘바닷길’밖에 없었다. 해상에서 숨을 데가 있을 리 없고, 불쌍한 꿩은 다급한 대로 강진만 바다 속으로 ‘다이빙’을 했다. 그 조차도 매는 포기하지 않고 같이 물에 내려앉아 꿩을 움켜잡았다. 그러나 매도 힘이 부쳐 꿩을 버리고 헤어 나오는 것을 배로 건져냈다. 꿩도 물론 수확했다.>

 

민속이란 모롱이 하나만 돌아서도 골짝 마을마다 차이가 있다. 경상남도에는 매사냥 풍속에 대한 기록이 없다. 심지어 조선총독부에서 작성한 사냥꾼 등록명부에도 경상남도는 기록이 없다. 남해는 한반도 최남단 오지이고 더욱이 배 건너 도서지역이다. 그래서 다른 지역 매사냥 풍속에 비해 아주 다른 독특한 요소가 몇 가지를 가지고 있다.

  • 첫째, 매우 서민적이다. 매를 관리하고 훈련하는 데 쓰는 도구도 화려하게 치장한 것도 없고 실용적 기능성만 추구했다. 매사냥을 제재로 한 예술작품도 거의 없다.
  • 둘째, 설천은 남해도의 최북단 관문으로서 남해군 내 타 지역에 비해 매사냥에서 기술적으로 새로운 요소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였다.
  • 셋째, 매를 씻길 때 빨간색으로 화장을 한다. 다른 지방에는 매 얼굴에 화장하는 풍속을 아직 본 적이 없다.
  • 넷째, 매사냥 활동이 바다로 확장되어 선박을 동원하여 출렵하거나 수확하는 등의 일화가 있다.
  • 다섯째, 꿩을 몰이 할 때 어원을 알 수 없는 특유한 구호가 있다.
  • 여섯째, 잠을 재우지 않는 장동을 한다.

 

♦ ‘설천 매사냥’을 조명한 권재명

설천면의 풍속 중 ‘설천 매사냥’은 권재명(1957년 4월 7일생)에 의해 발굴되었다.
권씨는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교사로 재임하면서 2004년부터 매사냥 활동에 입문했다.
그는 한국전통매사냥보전회 이수자 9호이며, 천연기념물 현상변경 허가번호 천기2281호로 지정되어 한국전통매사냥보전회 초대 부회장과 한국민속매사냥보존회 초대 부회장을 각각 역임했다.
경남 매사냥의 실체와 흔적을 찾던 중 2010년 설천면에서 매사냥 유습의 실마리를 잡고 남해군 설천중학교에 재임함과 동시 설천면에 거주하며 매사냥 풍속을 발굴했다.

 

관련 문의 남해군 설천면사무소 055-860-8404

 

 

/남해여행닷컴

 

 

 

글내용 프린트하기
- 추천 -
소네트펜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