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선생의 전설이 현실화 된 남면 선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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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따라 보물섬800리]-남해군 남면 선구마을

근현대사적 흔적, ‘블랙투어리즘’ 연계개발도 가능

 

(사진 3)(사진 1)(사진 2)(사진 3)선구마을 감찰선생 전설은 여름철에도 모기가 적은 마을의 특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좋은 스토리텔링 자원이다. 사진은 마을 전경

남면 선구마을에는 남면지 등을 통해 익히 알려진 몇 가지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먼저 마을이름인 선구(仙區)의 유래와 관련해 마을 뒤 산봉우리에 옥녀가 하강해 놀다가 승천하고 잣나무 숲에는 신선(神仙)이 살았다는 ‘옥녀봉’의 전설이 있다.

또한 ‘감찰선생’의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데 감찰선생이라는 분이 선구마을에서 노숙을 하다가 모기가 극성을 부리자 모기 입에 부적을 붙여 쫓았다는 내용이다.

마지막 전설은 마을 서북쪽 웃곡에 있는 수령 370여년의 당산나무(팽나무)에 관한 것인데 이는 해방 후 호열자(콜레라)가 창궐하던 시기, 마을 동수가 꾸었던 꿈 이야기다.

남해섬을 휩쓸던 호열자 귀신들이 선구 아랫보 진입로로 들어오려고 했다.

그때 언덕 위에서 마을을 굽어보던 당산나무 신이 홀연히 나타나 호열자 귀신들에게 “썩 물러가라!”며 호통을 쳤다.

호열자 귀신들은 당산나무 신의 호통에 감히 마을을 침범하지 못하고 모두 물러갔고 그때 동수는 꿈에서 깼다.

꿈이 너무 생생해 동수는 마을 사람들에게 꿈 이야기를 전했고 호열자가 마을에 전염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당산나무 신의 호통 덕분이지 당시 선구마을에는 단 한사람의 호열자 환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전한다.

이같은 선구마을 전설을 지역 관광산업과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키 위해 본지는 최근 선구마을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 결과 작으나마 선구마을 전설의 문화관광 산업적 가치를 발견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선구마을 김운철 이장은 “감찰선생 전설에 전해지는 데로 우리 마을에는 모기가 현저히 적다”며 “여름에 마을 남쪽 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한 남풍의 영향 때문에 모기가 제대로 날기가 힘든 까닭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구마을은 여름에는 남쪽 바다에서 남풍이 불어오고, 겨울에는 삼방(三方)으로 마을을 둘러싼 큰산(설흘산)자락이 북서풍을 막아주어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마을”이라고 전했다.

 

당산나무 전설이 있는 370여년 수령의 팽나무

 

김 이장의 설명을 바탕으로 감찰선생 전설을 스토리텔링해 ‘여름에도 모기를 찾아보기 힘든 신기한 마을’로 홍보,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면 농업과 어업 외에 소득원이 없는 선구마을에 쓸만한 관광상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침 선구마을에는 매력적인 몽돌해변이 펼쳐져있어 해수욕장으로 허가를 받지 못했음에도 해마다 일부 피서객들이 마을을 찾고 있음을 감안하면 그 필요성은 더 높아진다.

또한 선구마을에는 여름에 활용하기 좋은 역사·문화 자산도 있어 이같은 생각에 더욱 힘을 더하고 있다.

마을 인근 해안에 일제시대 방공호 및 해안포 진지로 구축한 동굴이 무려 6개나 있다는 점이다. 해당 동굴은 사람의 왕래가 끊긴 지 오래돼 접근이 쉽지 않은데다 기자가 선구마을을 찾았던 날 우천까지 더해져 실제로 현장에 가볼 수는 없었다.

선구마을 동굴과 관련한 몇몇 기록을 살펴보면 일제시대 말인 1940년대 선구마을에 진주한 다치마 육군 중위 부대가 선구와 사촌사이 암벽을 뚫어 요새를 지었는데 남해사람으로 구성된 ‘보국대(保國隊)’를 이에 강제 동원했다.

일제는 이 요새에 고사포와 야포 등을 설치할 목적이었으나 8·15광복으로 이를 한 번도 제대로 사용해보지 못하고 철수했다. 현재 참호는 세월이 흘러 모두 허물어졌으나 방공호는 그대로 방치돼 박쥐의 서식처가 됐다.

이같은 역사적 사연에 대해 남면지는 ‘모두가 발길이 험한 곳에 있어서 접근이 쉽지 않지만 언젠가는 이런 역사적 유물을 유지·보전해 일제침탈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에 김운철 이장도 방공호를 역사·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생각을 갖고 있다.

김 이장은 “방공호 앞에 해안을 개발해 도로를 내고 방공호에서 박쥐생태체험을 진행하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같은 김 이장의 의견에 더해, 방공호 개발을 통해 남해에서 자행된 일제의 수탈과 탄압의 역사를 조명하는 ‘작은 박물관’을 만들거나 동굴의 울림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동굴 음악회’를 기획해 상품화하는 것도 생각해 봄직한 일이다.

김 이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 방공호는 한기로 인해 여름에도 30분 이상 있기가 힘들 정도라고 하니 여름 관광상품으로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동굴을 문화관광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는 실례를 살펴보면 경기도 광명시는 시 소재 ‘가학광산동굴’을 관광상품으로 개발, 몇 차례 동굴음악회를 진행한 바 있다.

가학광산동굴은 수도권의 관광명소로 떠오르며 여름에는 동굴을 찾는 차량들로 인근 도로에 극심한 정체현상이 생길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선구마을 김운철 이장(오른쪽)과 선구줄끗기보존회 정군삼 보존회장(왼쪽)


또한 마을의 자랑인 경남도 무형문화재 제26호 선구줄끗기를 확대, 관광자원화 해야한다는 의견도 마을 내에서 지속적으로 일고 있다.

선구줄끗기보존회 정군삼 회장은 “경상남도의 선구줄끗기 지원 등 행·재정적 관심은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수준”이라며 “선구줄끗기에는 최소한 300여명의 인력이 필요하고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있으나 도의 지원금은 실제 지출액의 절반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회장은 “설상가상 고령화로 인해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동원 가능한 인력은 70여명에 불과하고 이에 정월대보름이면 남면 내 26개 마을 지도자급 인사들과 학생들이 총출동해야하는 형편이다. 기왕 범 남면 차원의 행사로 진행되는 것이라면 예산을 늘려 더 대규모로 진행하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선구줄끗기는 경남도 문화재일 뿐만 아니라 지난 201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세계적인 줄다리기’다.

정 회장의 말처럼 선구줄끗기를 확대해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정기적으로 관련 학술대회를 개최한다면 볼 것 없는 남해군의 겨울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드는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경남도와 남해군의 협조가 필요한 일이다.

※도움 주신 분-선구마을 김운철 이장, 선구줄끗기보존회 정군삼 회장

 

 

/남해여행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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