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정취 풍기는 유럽식 정원과 茶의 만남 ‘섬이정원’

2439

 

조영주 꽃차 소믈리에, 섬이정원서 가든티숍 열어

꽃차체험, 정원패키지, 이색 억쌓기에 ‘안성맞춤’

 

▲섬이정원 하늘연못정원에서 즐기는 애프터눈 티세트. 섬이정원을 찾은 관람객들이 ‘최애(最愛)’ 포인트로 꼽히는 이 곳에서 홍차 한 잔을 즐기노라면 마치 유럽의 정원 한 가운데 앉아 있는 듯한 착각마저 갖게 한다.

 

내일부터 내달 9일까지 이어지는 장장 열흘간의 연휴. 가족과 친지,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과 연휴기간 주 나들이 할 곳을 찾고 있다면 남면 고동산 기슭에 자리한 섬이정원은 어떨까.

남면 유구마을을 지나 사촌마을 방향으로 달리다 잠시 눈을 팔면 그냥 지나쳐도 모를 정도로 작은 ‘섬이정원’ 표지판을 따라 차 한 대가 겨우 지날법한 산길을 약 1km가량 오르다 보면 널찍한 공터가 나타난다.

섬이정원은 민간정원 3호로 등록돼 ‘남해의 숨은 보물’, ‘숨겨진 관광명소’로 블로그와 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이다. 이 곳은 섬이정원 차명호 대표가 십 년 가까운 인고 끝에 만든 정원으로 200여종의 다양한 원예종과 20여종의 특색있는 수목들이 가득한 유럽식 정원이다.

남해의 자연에 유럽의 색채가 더해진 곳이랄까. 정원이 들어서기 전 다랭이논의 형태를 그대로 간직한 곳에 제각기 색다른 매력을 지닌 10곳의 정원은 각각 다른 공간인 듯 또 하나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띠고 있다.

 

▲섬이정원을 찾은 연인이 형형색색 들꽃이 가득한 정원을 사이에 두고 걷고 있다.

 

섬이정원을 소개한 블로그 글에는 “이 곳에 와 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일단 한 번 왔다하면 한번만 온 사람은 없을 만한 곳”이라고 하기도 했다.

최근 이 곳에 아름다운 정원의 정취에 더욱 매력을 더할만한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 하나가 생겼다. 바로 이 곳 섬이정원에서 즐기는 차 한 잔의 여유가 더해진 것.

본지 칼럼니스트로 최근 중국의 꽃차와 홍차문화를 경험하고 온 기행문을 연재기고했던 조영주 씨는 최근 이 곳 섬이정원에서만 즐길 수 있는 가든티숍(Garden Teashop)을 열었다.

20대 초반 어학연수차 중국에 갔다 중국차(茶)의 매력에 흠뻑 빠져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중국차 전문점을 운영했던 조 씨는 전문점을 운영하던 중 갑작스레 건강에 이상이 생겨 고향인 남해로 내려오게 됐다.

요양 겸 조금 쉬려마 하고 내려온 고향에서도 ‘차 덕후’였던 조 씨는 남해군여성인력개발센터 교양강좌에서 꽃차 소믈리에 과정에 참여하게 됐고, 그간 자신이 경험했던 차와는 다른 꽃차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한 눈에 봐도 연약해 보이는 체형에 말수도 많지 않고 목소리도 크지 않은 그녀의 외모와는 달리 뭐든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강단을 지닌 그녀는 내친 김에 꽃차 전문강사 자격까지 따냈다.
그녀가 섬이정원과 인연을 맺은 것도 이 즈음이었다.

 

▲섬이정원내 가든티숍 ‘티팡’을 연 조영주 꽃차 소믈리에

 

우연찮게 이 곳을 찾은 그녀는 아름다운 섬이정원에 흠뻑 빠졌고, 이 곳에서 꽃차나 차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단다.

유럽식 정원인 만큼 그녀는 이곳과 홍차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틈나는대로 이 곳에 와 화장실 청소 등 갖은 일을 스스로 맡으며 차명호 대표와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이내 실행에 옮기게 됐다.

‘티팡(TeaFang)’이라는 이름의 가든티숍을 열고, 이 곳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홍차는 물론 꽃차, 그녀의 전문분야였던 보이차 등등 갖은 차를 즐길 수 있게 하고 정원을 둘러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 곳에서 꽃차도 만들 수 있고, 또 자신이 만든 꽃차를 아름다운 정원 곳곳에서 둘러볼 수 있도록…, 그래서 더욱 섬이정원을 아름답고 여유가 있는 곳으로 기억하게 하는 것. 그게 조영주 씨의 작은 바람이었다.

 

▲조영주 꽃차 소믈리에의 정성스런 손길이 닿은 티팡 애프터눈 티세트. 섬이정원 차명호 대표가 무심하게 꽂아둔 꽃이 한결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조 씨의 작은 바람은 이제 준비를 모두 마쳤다. 각자 취향에 맞춰 누구는 홍차를 마시며 정원을 둘러볼 수 있게 하고, 주말 관광객들이 붐비지 않는 곳에 한해 정원 속에서 정성스런 손길이 닿은 애프터눈 티세트도 즐길 수 있게 할 수 있게 말이다.

따뜻한 물을 부어 홍차를 우려내고, 남해특산물이 유자를 들어간 머핀과 샌드위치까지로 구성된 애프터눈 티세트를 즐기고 있노라면 마치 유럽의 고요하고 아늑한 정원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차도 있지만 이 곳 섬이정원에서만 즐길 수 있는 정원패키지나 꽃차 체험 프로그램은 적어도 사흘 전에는 미리 예약을 해야만 즐길 수 있다.

몇몇이 모이는 소모임이라도 미리 예약하면 언제든지 꽃차를 직접 만들고 이 곳에서 마시기도 하고 자신이 만든 꽃차를 가져가 즐길 수 있다. 이 곳에서는 조 씨가 틈나는대로 만든 각종 수제꽃차와 홍차, 보이차도 사갈 수도 있다.

“어릴 때는 이렇게 내 고향이 아름다운 곳인지 모르고 살았어요. 이 곳 섬이정원을 알고 나서는 더욱 그런 생각이 강해졌죠. 이 아름다운 정원에서 차 한 잔 즐기며 친구와 가족, 사랑하는 연인끼리 조금 더 가까이서 조금 더 오래 여유를 만끽하게 하고 싶었어요. 차는 그런 여유를 느끼게 하는 힘이 있거든요.”

 

▲섬이정원 차명호 대표가 머무는 사택과 계류정원, 그 주변을 가득 메운 작은 꽃들이 마치 클로드 모네의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따뜻한 물을 부어 홍차를 우려낸 뒤 찻잔에 따르며 조 씨가 한 말이다. 그 말 끝에 아내를 떠올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내와 함께 다시 이 곳을 찾겠다는 다짐을 되새기며 정원을 한 바퀴 둘러봤다. 느리게 최대한 느리게 섬이정원이 선물한 여유를 최대한 오래 느끼며 걸었다.

작은 길 옆으로 화사하게 핀 꽃이 발에 채여 다치지 않게 하려면 빨리 걸으려 해도 빨리 걸을 수 없는 이 곳, 섬이정원.

이번 연휴가 아니더라도 이 곳 섬이정원을 찾을 때는 급하지 않게 천천히 이 곳의 매력과 여유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도록 넉넉히 시간을 내어 오셨으면 한다.

 

 

■섬이정원 오는 길 – 경남 남해군 남면 남면로 1534-110
■가든티숍 티팡 예약 및 문의 – 조영주 꽃차 소믈리에 010-5051-0100

 

 

/남해여행닷컴

글내용 프린트하기
- 추천 -
소네트펜션